Friday, February 1, 2013

인사 청문회 관련 ....


조선일보

'[최보식 칼럼] '長官 제의'를 기다리는 분들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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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 보면 때가 묻게 마련이다. 추측과 과장, 정략적 공격으로 더 부풀려진다. 억울한 대목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밑바닥 서민은 후보자처럼 위장 전입, 부동산 투기, 편법 증여, 병역 회피 등을 해볼 능력도 기회도 없다. 그런 '고단수'는 생각조차 못 해보고 평생 살아온 사람이 대부분이다.

한 번만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봐도 고위 공직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답(答)이 나온다. 자신이 살아온 행적을 가장 잘 아는 이는 역시 자신이다. 온 사회가 나서서 검증하느라 '난리'를 치기 전에 먼저 스스로에게 청문회를 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고, 세상의 평균 잣대에서 이 정도의 탐욕과 실수, 오점은 받아들여질 만한 것인지를 질문해야 한다.

김영삼 정부 출범 때다. 사회적으로 저명한 한 여성 학자가 초대 교육부 장관직에 추천됐다. 청문회 제도가 시행되지 않던 시절이었다. YS가 면담했을 때 그는 "나는 이혼 경력이 있고, 재미교포인 남편과의 재산 분할 과정에서 해외 재산을 갖게 됐다. 자라나는 세대의 교육을 책임질 교육부 수장은 될 수가 없다"고 사양했다. 그는 나중에 첫 여성 대사가 됐다. 또 어떤 이는 '국방부 차관' 내정 통보를 받자 "눈이 나빠 군대 못 간 내가 어떻게 그 자리를 맡겠나. 제발 없던 일로 해달라"며 사정했다고 한다. 그는 정말 시력이 나빴고 병역 회피도 아니었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시행되면서 장관직을 사양하는 이도 생겨났다. 신망을 받던 인사들이 청문회에서 추락하는 걸 지켜보면서다. 나설 경우 자리를 얻지도 못할뿐더러 가진 것까지 잃을 수 있다. 실제 사양하면 지금까지 이룬 것은 지켜낸다. 이런 '현실적인 계산'을 하는 경우도 그리 흔치는 않다. 대부분은 제의가 오면 덥석 물게 된다. 바로 눈앞에 무슨 일이 기다릴지 뻔히 보이는데도 말이다. 저런 분별력도 없이 막중한 공직은 어떻게 수행해낼지 궁금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청문회가 열리면 세상 사람들 눈에는 똑같은 풍경만 반복되는 것이다. 늘 멋있는 말을 하던, 정의로움을 강조하던, 품격과 절제를 앞세우던 바로 그 사람들이 저렇게 살아왔구나. 자신을 강변하고, 얼굴을 붉히고, 고분고분해지고, 마침내 구질구질하게 눈물을 훔치기도 한다. 이런 장면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의 정신 건강도 제발 좀 생각해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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